2015. 6. 24. 17:10ㆍ☆ 궁시렁궁시렁
짭쪼름하니 무더위로 잃은 입맛을 되찾아주는 장아찌는 초여름이 제철인 음식이다.
오이. 마늘. 깻잎 등 이맘때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싼 채소를 활용하는 덕분에
오래전부터 여름 반찬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연하고 작은 깻잎을 씻어 물을 빼고 가제(거즈)에 싸서 된장에 켸켸이 박아두면
여름 동안 좋은 밑반찬'(1968년 6월 3일자 경향신문)이 되었다.
우리 조상은 이 밖에도 도토리묵장아찌 등을 먹으며 여름을 났다.
장아찌는 고려 후기 문신. 문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가 지은 '가포육영(家圃六詠)'이라는 시에
무장아찌와 오이장아찌로 쳐음 등장한다.
최초의 한글 표기는 조선시대 중국어 학습서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 1517년)'에 나오는
'장앳디히'이다. '장(쟝)에 담근 김치(디히)'란 뜻이다.
장아찌가 예전에는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고려 말 문신. 문인 이색(李穡 1328-1396)이 '목은집(牧隱集)'에서
'병중에 오이장아찌가 꿀처럼 귀했다'고 적었을 정도로
고려는 물론 조선 중기까지 귀한 음식이었다.
장아찌는 장저(醬疽), 장지(醬漬), 지채(漬菜), 장과(醬果)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궁중에서는 장아찌를 주로 장과라 불렀다.
장과는 각종 채소를 햇볕에 말려서 소고기와 함께 볶아 양념과 버무린 고급 음식이었다.(이조궁중요리통고)
세월이 흐르면서 장아찌는 차츰 일반 서민들이 먹는 저렴한 반찬으로 변해갔다.
물자가 부족했던 일제 강점기 말기 조선총독부는 '물자를 절약하라'며
오이장아찌와 가지장아찌를 먹으라고 장려하기도 했다. (1942년 8월 9일자 매일신보)
=== 음식 칼럽니스트 '음식강산' 저자가 쓴글을 옮겨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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