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4. 00:01ㆍ☆ 궁시렁궁시렁
*** 한식의 탄생 '김밥' ***
(1819년엔 복(福)쌈이라불려)
소풍과 운동회, 야유회가 잦은 가을이면 김밥의 인기는 상한가를 친다.
전남의 주민들은 해태(김)를 속칭 밥도둑이라 부른다.
해태로 밥을 먹으면 밥이 속히 먹혀진다는 말이다.
우리는 원족(소풍)이나 운동회나 여행시에도 김밥을 먹는 습관이 들었다(1955년 5월28일자 경향신문)
달고 감칠맛이 강한 김과 밥을 같이먹는 역사는 오래되었다.
이색(1328-1396)의 목은시고(牧隱詩藁)에는 말린 김을 일컫는 해의(海衣)란 단어가 처음나온다.
김은 짐, 해의, 자태(紫苔), 청태(靑苔), 건태(乾苔) 등으로 불렸다.
한양의 연중행사를 기록한 열양세시기(1819)에는
복을 싸먹는다는 의미의 '복쌈'을 '박점(縛占)'이라고 부르면서
김에 밥을 싸먹는 것으로 적고 있다.
김에 밥을 싸먹는 기록은 오래전부터 나오지만,
요즘 같은 형태의 김밥 기록은 20세기 들어서 나온다.
이 때문에 일본 김초밥(노리마키)이 김밥의 원조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우리 김밥에는 초를 섞지 않고 속에 들어가는 재료가
노리마키보다 월등히 많다는 이유를 들어
일본 영향설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1950년대 후반이 되면 김밥은 소풍, 꽃구경, 기차여행에
빠지지않는 먹거리로 등장한다.
당시에는 김밥속에 왜무짠지, 박오가리, 시금치, 표고 등을 넣었다.
통영의 뱃머리 김밥은 꼬치반찬 때문에 유명했는데,
1981년 여의도에서 열린 국풍81 행사때 '충무김밥'으로 널리 알려젔다.
1986년 김밥용 김과 길이를 맞춘 소시지가 출시됐다.
1990년대 초에는 김밥용 치즈가 등장하는 한편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이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1990년대 중반에는 김밥 체인점 본사가 서울에만 30여개 (1996년 6월4일자)에 이를 정도였다.
기존 분식집과 달리 손님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김밥을 말아줘 '즉석김밥'이라 불렀다.
김밥 한 줄을 먹다보면 여전히 한민족이 밥의 민족임을 새삼 깨닫는다.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 음식강산 저자 ---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깐 요즘엔 김밥을 싸는일이 거의 없어졌다.
아이들 어릴때 소풍날이 되면
핑계김에 여러줄을 말아 점심까지 김밥을 먹곤 했는데 말이다.
어느땐 한줄 먹자고 온갖 재료들을 다 사기가 번거로움에
김밥집에 가서 라면과 짝꿍으로 먹어본다.
김밥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결혼전엔 형제들이 많으니
우리가 먹고 싶다고 말만하면
엄마는 금방 뚝딱 말아주곤 했었지.
우린 그 옆에서 꽁다리를 먹어도 그렇게나 맛있었는데.
우리 자매들은 이런 추억 어린 얘기들을 자주한다.
그때가 그립다고~~
김밥 한줄 사먹으며
옛날 생각에 적어보았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