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니 만나러~~

2009. 5. 13. 13:34☆ 궁시렁궁시렁

 

 

"먹어봐~~"

막 도착하여 옷 갈아입고 나오니
참기름 발라 고소한 냄새나는 쑥개떡을
코앞에 바짝 들이대주신다.

"아유.. 엄마 고소한 냄시가 조타."

봄이면 쑥쑥 올라오는 그놈들을 캐어선
울 아부지 오토바이 꽁무니 매달려
방앗간에 쌀가루 빻아다
맛나게 쑥개떡 재료를 해서 보내주시곤 했었는데
아부지 가신뒤로는
엄니 혼자 엄두가 안나는가보다.

봄 쑥개떡을 그 봄 다 지난 지금에서야 먹었다.
그래두 울엄니 개떡이 젤로 맛나넹~

"이거 먹고싶어 혼났다 엄마야."
"그려.. 너 온다해서 했으니 마니 먹고 가... "

애들 둘을 델꼬 나타나는 우릴 보곤
동빈 머리를 쓰다듬으며
"할아버지 계셨으면 울 동빈이 보고 좋아 하셨을 텐데.."
라며 눈가를 훔치는 늙은 울엄니.

전엔 그런지 몰랐는데
아버지 보내시고 혼자 계시는 엄마를 보니
노인네가 왜 그리 안되었는지..
아들네가 같이 산다고는 하지만
자식이 어디 영감님만 하겠누.
 

 

 

 

 

 

 

햇살이 짱한 오후에 과수원 밭에 올라가보니
여기저기 아부지 사다 심어논 꽃들이 만발을 했다.
마치 과수원 밭을 모두 꽃동산 만들것 마냥으로
엄마의 지청구를 들어가며 하루가 멀다않고
열심히도 사다 심었던 것들인데... 
 

 

 

 

 

 

친정에 가면 아버진 손주넘들을 델고는

과수원밭으로 올라가서

이런저런 꽃구경들을 시켜 주셨었지.

 

 

 

 

건강이 안좋아지신 후로는

햇볕드는 마당가에 앉아서

어느쪽 어느쪽으로 가면 먼 꽃이 있고

또 이쪽으로 올라가면 먼 나무가 있으니

열매 맺으면 올때마다 따먹으라... 등등

 

아부지...

지금도 저자매기 그곳에 가면

이렇게 늘 아부지를 회상하며 추억하고 온답니다. 

 

 

 

엄니, 아부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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