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3. 23:11ㆍ☆만물박사
북엇국은 '추위를 가시게 하는 데 좋은 요리'(1975년 발간 '한국요리')이자
과음한 직장인들을 위한 최고 술국이다.
명태에 관한 첫 기록은 '부북일기(赴北日記)' 1645년 4월 20일치에 나오는데,
북어(北魚)에 관한 첫 기록은 80여년 뒤인 1732년 5월 12일자 승정원일기에 등장한다.
북어는 이름 그대로 북쪽에서 나는 생선이란 뜻.
서유구가 쓴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1820년)'에는
'날것은 명태, 마른 것은 북어'라는 기록이 나온다.
함경도 지역에서 주로 먹던 명태를 말려 전국으로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18세기 중반부터 '말린 명태(乾明太)'를 북어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서울에서는 색이 노랗고 살이 통통한 황태를 '더덕북어' 또는 '노랑태'라고 불렀다.
북어를 국물 음식으로 먹은 것은
1924년에 이용기가 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 등장하는 북어 찌개가 처음이다.
요즘 북엇국에 가까운 음식은 1931년 10월 3일자 동아일보에 등장하는 삼태탕(三太湯)이다.
'콩나물을 연하게 잘 길은 걸로 꼭지 따고
정히 씨슨 후에 기름 업는 정육을 잘게 썰고
흰파와 호초가루를 치고 맛잇게 주물러 솟에 너코 복다가
북어를 토막처너코 두부를 반듯반듯하게 썰어 너은 후에 간 마추어 물을 붓고
매우 끌커든 퍼내어 고초가루를 쳐서 먹습니다.'
북엇국이 해장국으로 본격 등장하는 것은 기록상으로 1960년대 후반이다.
1960~70년대에는 주로 '마른 북어를 참기름에 볶아
소금으로 간을 하고 먹는 북어 장국'(1968년 1월 22일자 경향신문)에 움파를 넣어 먹었다.
1950년대 이후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와 평창군 횡계리에서 만들기 시작한 황태와 북어가
1970년대 대량으로 생산되면서 북엇국은 대한민국의 국민 해장국이 된다.
*** 2015년 12월 23일 조선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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