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연습/혜월 박 주 철 흔드는 바람의 끝은 분명 가을이 아니었다. 추억 곱게 물들인 풍경 앗아갈 찬 바람이 산을 넘는다. 아직은, 보내고 싶지 않은 홍조 빛 이파리 반색의 가을 산은 술렁거리고 잎떨군 가지를 흩고가는 바람의 편린따라 부러진 관절로 누운 낙엽을 본다. 읊조리는 산새의 노랫가락 구멍뚫린 가을 산에 메아리지고 산정<山頂>에 걸려 떠나지 못한 구름 한 점 무희의 몸짓으로 사위어간다. 아직 보낼 수 없는 가을곁에서 잠시 머물다 돌아선 구름처럼 가을은 그렇게 떠나는 이별연습을 한다. |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매일 걷는 길가에 있다 (0) | 2011.03.23 |
---|---|
당신만큼 (0) | 2011.01.07 |
사랑은 참 이상합니다... (0) | 2010.12.15 |
가을과 커피 (0) | 2010.10.08 |
가을엽서 / 안도현 (0) | 2010.09.26 |